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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Super-Forecast)-유발 하라리 등』  리뷰

1. 책을 읽게 된 배경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삼체’ 를 시청하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작품 속에서 인류는 약 400년 뒤 외계 문명의 침공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다. 현재로서는 도저히 맞설 수 없는 초월적 존재지만, 인류는 지난 수만 년 동안 수렵 사회 → 농경 사회 → 원자력 시대 → 컴퓨터와 스마트폰 세대 → 인공지능 시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드라마 속 인류는 앞으로 400년 동안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외계 문명을 능가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이 과정에서 나 또한 “우리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가?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다. 그렇게 찾게 된 책이 바로 『초예측(Super Forecast)』 이다. 이 책은 유발 하라리, 닉 보스트롬, 재레드 다이아몬드 등 세계적 석학 8명이 인류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눈 책으로, 특히 인공지능·초지능(AI Superintelligence)과 철학적 가치 문제를 논하는 닉 보스트롬의 통찰이 크게 와닿았다.


2. 주요 내용 요약

이 책은 각 분야 석학들이 다가올 시대를 예측하며 제시한 통찰을 담고 있다.

  • 유발 하라리 – 인공지능과 데이터주의가 인간 정체성과 사회 시스템에 던지는 도전
  • 닉 보스트롬 – 초지능(AI Superintelligence)의 도래와 그 위험, 그리고 인류가 준비해야 할 대응책
  • 린다 그래튼 – “100세 시대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 인생의 전환점과 직업 설계를 다시 생각해야 함을 강조
  • 다니엘 코엔 – “기술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 라는 물음 아래 기술 발전의 양면성과 사회적 파급 효과를 진단
  • 조앤 C. 윌리엄스 – “무엇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불평등과 계층 갈등이 사회 통합을 약화시키는 현실을 지적
  • 넬 페인터 – “증오와 갈등으로 분열된 사회” 라는 주제로, 미국 사회를 위협하는 인종·계층 간 극단적 분열을 비판. 이는 한국 사회와도 맞닿아 있는 문제로 읽혔다
  • 윌리엄 페리 – “핵 없는 동북아는 가능한가?” 라는 논의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과 이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해법을 모색

이처럼 『초예측』은 기술, 철학, 정치, 사회, 국제관계 등 다방면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통찰을 제시한다.


3. 나의 세대와 기술의 진화

나는 197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 초 대학에서 처음 개인용 컴퓨터를 접한 세대다. 고등학교 시절엔 독서와 토론이 가장 지적인 활동이었지만, 대학에 들어가 컴퓨터 언어를 배우고 PC 앞에서 밤을 새우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그 후 아날로그 통신 시절의 휴대전화, 그리고 애플의 스마트폰이 내 손안에 인터넷을 가져다주었다. 이제는 인공지능, 챗GPT, 양자컴퓨터(프로톤 컴퓨터)인류의 과학기술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4. 인상 깊었던 부분

특히 인상 깊었던 대담은 닉 보스트롬의 이야기였다. 그는 “기술 발전은 단순한 진보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가속화되는 특이성(Singularity)의 길 위에 있다” 고 강조했다.
내가 살아온 세대만 보더라도, 불과 몇십 년 만에 아날로그 전화에서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까지 왔다. 보스트롬은 앞으로의 50년은 지난 500년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생각해보면, 드라마 ‘삼체’에서 400년 뒤 외계 문명과 맞서는 인류의 모습은 어쩌면 실제로는 인류가 아닌 인공지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또한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린다 그래튼의 ‘100세 시대’ 논의였다.
얼마 전 만난 한 교수가 “이제는 73세까지 일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60세 은퇴는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라고 말했는데, 이 책은 노동과 인생 설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해야 할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또한 조앤 윌리엄스와 넬 페인터의 대담은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을 지적하면서, 한국 사회의 갈등 구조와도 맞닿아 있음을 환기시켰다. 이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큰 숙제를 던져준다.
그리고 윌리엄 페리의 논의는 북한 비핵화라는 난제를 현실적 시각에서 고민하게 만들었다.


5. 나의 생각

『초예측』은 단순히 미래를 전망하는 책이 아니었다. 내가 살아온 시간과 겹쳐 읽히는 기술 발전의 궤적과, 앞으로 마주할 초지능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묻게 만든 책이었다.
특히 닉 보스트롬의 대담은, 지금 우리가 겪는 변화가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의 세계는 지금과 전혀 다른 차원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6. 결론

『초예측』은 나에게 개인적 경험과 인류의 미래를 연결하는 사고의 장이었다.
내가 PC 앞에서 설레며 코드를 배우던 시절과 지금의 인공지능 시대는 같은 선 위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 50년 후, 우리가 맞이할 세계는 지금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것이다.
어쩌면, ‘삼체’가 보여준 것처럼 인류가 아닌 인공지능이 외계 문명과 싸우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런 상상과 질문을 품게 만든, 지적 자극의 원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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